![]() 다시 돌아오지 않기때문에 더욱 커지는 즐거웠던 어느 한때에대한 이야기입니다. 저는 군에 가기 전에 한학기를 휴학하고 밴드 일을 도우며 연습실에서 지냈었습니다. 공연하다 알게된 펑크밴드의 연습실을 6개월정도 빌려서 함께 지냈었어요. 방이 3개나있는 지하였습니다. 모니터용 및 술(-_-;)용 방 하나, 합주실 하나, 방치 하나--; 연습실이 거의 쓰레기통 수준이었지요(그럼 난 쓰레기네!)ㅎㅎ 아무도 청소를 안하던-_-; (집세가 30만인데. 한달 빌리는데 5만원! 고마운 친구들 ㅠㅠ) 점심때가 지나면 슬금슬금 연락이 오가고 연습실로 향했습니다. 제일먼저 오는건 함께 지내는 밴드의 리더. 둘이서 만나면 음악이 어떻느니~. 이 바닥이 어떻느니~. 하다가 저녁때가되고 팀원들이 모이면 밥먹이고 연습시키고 곡이야기 공연이야기 밤이되면 맨날 소주 댓병에 글라스 종이컵, 옆건물 중국집의 짬뽕국물. (....우리애들은 어리고 술을 안좋아해서 다른밴드하고 저만 마시긴했습니다;) 술만 마시고 나면 서로 자기 곡이 제일좋다고 목청높여 부르고. 그러다 만취상태로 갑자기 합주실로 들어가 악기를 멋대로 다루다 앰프도 집어 던지면서 놀아보고. 윗집이 수공예 가게였는데. 시끄럽다고해서 계란판을 '주워다' 또 '훔쳐다' 붙이는 삽질도 해보고. 겨울엔 너무 추워서 잠만자면 전원이 가위에 눌리고 똑같은 귀신을 보기도 했었습니다.(ㅎㅎㅎ) 그러다가 공연장가면 애들 리허설할동안 저는 공연장 내부사운드 체크하고 스탭들 음료수 하나씩 대접하고 공연하는 내내 공연장 반응살피면서 사운드 체크하고 또 체크하고 긴장의 연속. 다른밴드 매니저를 하던 형이 '공연이 시작되면 나머진 애들에게 맡기는거야'라고 항상 말해줬는데, 저는 뭐가 그리 걱정되는지 계속 긴장상태였습니다. 그래도 끝나면 또 낄낄 거리며 술도 먹고 오늘 공연은 어땠느니 떠들며 집에 가고. 제가 군대간 이후 약 1년정도부터 어딘가 어긋나 보이더니 병장을 달자마자 베이스 치던 친구가 나가고, 자연스럽게 해산됐습니다. 뭐랄까. 나 자신부터도 전역하고나면 전과 똑같을 순 없다는걸 알고있었기에 자연스럽게 받아들였지만, 기억들이 너무 크게 남아서, 이미 해산한지 1년 4개월이 되었는데도 생각이 많이 납니다. 전역하고서, 연습실 빌려준 밴드의 리더였던 친구가 저보다 약 6개월 이후에 전역하더니 불러서 다시 밴드 하겠다고 매니저를 해달라고 하는데, 하지 못하겠다고 잘라 말했습니다. 그때는 좋았지만 지금은 그때가 아니라는것 알고있으니까 돌아갈 수 없거든요. 솔직히. 이글은 23일날 보고온 공연이 영향이 큽니다. 전역한 이후 제대로된 공연 하나 안보고 지내던 저였기 때문에 더 커진걸지도 모르겠지만, 공연을 보면서 아니 공연장 들어가는 순간부터 끝까지 그 시절 기억들이 계속 계속 계속 올라와서 공연하는 팀들이 모두 즐거워보여서 열심히 하는 모습들이 좋아보여서 그 순간을 가진 사람들이 부럽다고 생각했습니다. 끝나고 제 얼굴도 모를 nano멤버분 중 눈앞에 보인분들께 '수고하셨습니다'라고 인사드렸습니다. 좋은 공연이었어요. 즐거우셨나요?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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