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영화관련. 김기덕의 '시간'관련 발언과 영화산업이라는 것. 그리고 예술.
 네. 오늘 저 쉬는 날로 정했습니다. 내일 도서관이 문을 안여는 관계로 아침 5시 기상을 안해도 되기때문에도 있고. 공부 기간이 한달이 늘어나면 필요한 점수 만들기가 그리 어렵지 않아지기 때문에 조금 마음에 여유도 생겼고. 또한. 무리했는지. 하루 비타민제 4알이라는 보호막을 뚫고서 혓바늘이 돋아났습니다. 좀 쉬어야 할 때 인듯.


몇일 전 부터 무척이나 하고싶었던 이야기입니다. 얼마전 김기덕 감독이 한국영화의 기이현상을 가지고 다소 과격한 발언을 해서 논란이 되었었지요.(아. 혹시 아직 되고 있나요? 아직 되고 있길 빕니다.) 기이할정도로 시기(괴물의 흥행과 김기덕 영화의 몰락(?))가 적절히 맞아 들어간 이 사건에 대해 나름대로 생각해두고있던 이야기를 좀 해볼 까 합니다.

일단. 발언적으로 봤을때 김기덕은 포악합니다. 예. 참오랜만에 뵙는 모습이었습니다. 김기덕의 역대 영화를 보면 김기덕은 '원래 그런사람'이었습니다. 극도로 잔혹하고 냉정하지요. 세상을 바라보는 방법은 차갑고, 지나칠 정도로 예술이라는 이름 속에 갖혀있는 그런 사람이었습니다. (물론 강한 슬픔이 내재된 잔혹함 들이었지만)그리고 그 갖혀있는 모습이 영화라는 문을 열고 세상을 나온 모습은 '자신의 치기를 모르는 청년'이라는 느낌이었습니다. 초기작중 대표작인 '섬'을 보더라도 그 표현방식은 전혀 감추지 않는 직설적 방법으로 이뤄지고(낚시바늘로 자위(해)를 한다는게 생각하기도 어렵고 그걸 화면에 담아 내는건 더 놀랍지만 그 방식은 똑같이 생각하기 어려운 박찬욱의 '혀로 귀를 핥은후 전기선을 연결'하는 방식이나 '이빨을 장도리로 하나하나 차근차근 뽑는'방식과는 현저히 다릅니다. 얼만큼 포장했느냐의 차이이긴 하지만, 말이지요) 바로 그 부분이 많은 '일반인'들에게 반감을 가지게한 주요 부분이었지요.

그렇지만 언젠가부터 김기덕 감독은 변했습니다. 아마도 '사마리아'와 '봄,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부터였던 것 같습니다. 그 두 작품을 기점으로 김기덕 감독의 영화는 많이 부드러워지고, 더욱 깊어 졌습니다. 물론 그 잔혹함은 여전히 남아있었지만, 그것이 종교를 만난 덕분인지. 아직도 지나치게 평면적이고 입체적이지 못한 표현방식들(성매매를 성매매로 갚고, 개구리에 돌을 매달아 죽인 아이는 커서 돌을 매달고 산행을 하는 등)에 머물러있지만, 조금 더 우회적으로 깊이 있는 방식을 찾아 갔습니다. 그리고 빈집에서는 물론 몇몇 잔인성이 여전히 잔존하지만(골프라던가), 무척이나 부드러운 모습으로 한 여인이 치유되어가는 모습을 그려냅니다. 더불어 '공사상'에 대한 인상적인 부분들을 많이 만들어 냅니다.

아쉽게도 개인적 사정상 그 이후의 영화를 보지 못했지만.(...그나마도 빈집도 100일휴가 나왔을때 어렵게 찾아본겁니다; ) 들은 이야기에 의하면 잔혹하지 않다고 알고있습니다. 그런 김기덕 감독님. 오랜만에 예전의 과격한 모습이 엿보이는 발언을 하셨더군요. 무려 한 나라의 국민들을 싸잡아서 욕하셨습니다. '늬들은 그거밖에 안된다. 너희따위와는 상종하기도 싫다'라고 하신거지요.

사실 이 사건에 대해 올해 초부터 어느정도 알 고 있었고, 관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정확한시기에 이야기가 터져 줄 줄은 몰랐지만, 그래도 영화 '시간'이 언제부터 한국에 개봉 할 생각이 없었는지. 역수입 단관개봉이 어떻게 이뤄졌는지(영화를 사랑하는 사람으로써 씨네21 필진님들과 스폰지 하우스관계자분들께 이부분 굉장히 감사하지요) 어느정도 상황도 알고있었습니다. 그래서 지금 이 사건에대해 잘잘 못을 따지기전에, 좀더 전부터 생각해온 '영화'라는 예술의 특성에 대해 조금 이야기 해 볼까 합니다.

영화라는게 사실 굉장히 어려운 면이 있습니다. '영화는 창부의 자식이다.' 유명한 말이지요. 이창동씨가 했던 이야기 입니다. 네. 영화는 창부의 자식입니다. 다양한 방면으로 예술적 깊이를 포함하면서도, 그 태생적 특성상 자본주의에 흔들릴 수 밖에 없는게 '영화'라는 예술이지요. 아니 예술이라고 할까요? 상품?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요. 영화는 근본적으로 '자금'이 없이는 만드는 것 자체가 불가능합니다. 분야가 넓게 걸쳐있는 종합예술인 만큼 커다란 작업들이 많이 필요하게 되고, 그에따르는 거대 자금의 유입은 자연스럽게 이어집니다. 거대 자본 없이는 탄생 할 수 없기 때문에 영화라는 '예술'은 자연스럽게 대중을 고려하게 되고 그렇기 때문에 '상품'으로 팔려나갑니다. 타 예술들이 '자신들의 세계를 골몰해서 그 세계를 완성해내면 평론가들에 의해서 인정받고 그 가치가 완성되는'방식과는 현저히 다른방식이지요. 영화는. 팔리지 않으면 끝입니다.

그렇지만, 분명한건 영화는 '상품'이자 '예술'이라는 점입니다. '상품'으로 팔려나가기 위해 탄생하지만, 그것은 예술이고 그렇기 때문에 제작자(감독)의 작품세계는 반영됩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 감독의 작품세계가 많이 반영된 방식의 영화를 가리켜 '예술영화'라고 부릅니다. 사실 굉장히 웃기지 않습니까? 영화라는 것 자체가 예술 인데. 우리는 영화 앞에 '예술'이라는 말을 붙여 복합명사를 만들어 쓰고 있습니다. 어쩌면 이것은 그만큼 이 사회가 대중들을 위한 사회가 되었고, 영화는 예술이라기 보단 소모성 상품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증거이겠지요. 하지만, 그것이 소모성 상품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던, 예술로 받아들여지고 있던간에, 중요한건, 둘다 진실이라는점 이겠지요.

상품으로서의 영화를 먼저 봅시다. 상품으로서의 영화는 이미 우리 사회에서 굉장한 위치를 차지하고있습니다. 우리 한국 내에서만 봐도 판매에 성공한 영화는 사회적 신드롬을 일으키며 그 영화와 관련된 인물이나 촬영지 등은 부가적 수익창출요소로까지 이어지지요. 그리고 소위 최근의 '1000만관객영화'는 '국민영화'로 칭송받으며 보지 않으면 보지 않은것이 잘못된 것인양 참 여러가지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정말 엄청난 대접입니다. 한미FTA가 어떻게 되는지 몰라도 '왕의남자'는 꼭 봐야하는 영화니까요. 그리고 외국을 보게되더라도, 그 시장이 이미 천문학적 수치에 달하고, 한번 세계적으로 대박이 난 영화와 관련된 인물이나 촬영지 등은 역시, 수많은 수익 창출요소로 이어집니다. 영화란 그런 커다란 문화상품입니다.

그렇다면 예술로서의 영화는? 예술로서의 영화의 중심은 역시 아직 유럽입니다. 그곳은 이전 영화가 미국 중심의 거대 스튜디오 체제로 성장하던 시기에도 어느정도 스스로의 모습을 갖추고 있었고, 또한 할리우드가 세계를 정복해버린 지금도 변함없이 스스로의 스타일을 고집하며 세상을 유지해 나가고 있습니다. 그만큼 비평도 일반인들에게까지 인정을 받고 있고, 그런 예술에대한 고집이 예술로서의 영화가 아직 살아 나갈 수 있게 해 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어떻습니까? 물론 유럽외의 예는 들지 않았지만, 예를 들 필요는 없을 듯 싶네요. 그 반대편에 '한국'이 있다는게 문제니까요.

'봉준호의 괴물 1000만관객 돌파!' 네. 대단합니다. 엄청난 제작비와 커다란 공을 들여서 만든 영화인데 그정도 인정 받는것도 좋습니다. 정말 굉장한 성공 아닙니까? 어느나라에 인구의 1/4이상이 보는 영화가 존재할까요. 하지만 이것을 비판하고 싶은게 아닙니다. 공들여서잘 만든 영화가 좋은 성공을 보인예 이니 당연한 결과인셈이지요. 하지만 여타 예술영화들은 어떤가 하는 점입니다.

다시 말하지만 영화는 예술입니다. '캐리비안 해적' '킹콩'같은 초 거대 명작 오락영화도 존재하지만 영화는 예술입니다. 그렇다면 예술영화들은 어떻게 받아들여져야 하는걸까요?

예술이란 어떤 한 작가의 고뇌와 노력의 산물입니다. 예술로서의 영화도 다르지 않습니다. 그것은 어떤 한 감독이 평생을 살아오며 했던 생각들의 응집체이며, 자신의 무궁한 영화적 지식을 기반과 자신이 가지고 있는 표현방식을 극대화로 이끌어 내서 한편의 영화에 담아내는 '고통스러운 창작'입니다. 예술은 결국 '어떠한 한 절대적 사실을 찾는 행위'라는걸 생각해봤을때.그 고통스러운 창작의 과정은 창작을해 내는 작가에게 있어서 얼만큼의 커다란 일일지는 상상해보지 않아도 충분합니다.

다시 김기덕씨 이야기 입니다. 김기덕씨가 '시간'을 개봉을 안하기로 했었던 이유. 그것은. '장사가 안되기 때문'이 아닙니다. '시간'의 기자 시사때 김기덕씨는 말했습니다. “나의 태도를 무례하게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 <빈집> 때부터 내 마음에 변화가 있었다. 이건 단지 내 영화들이 국내에서 흥행을 하지 못했기 때문만은 아니다. 내 영화의 메시지들이 계속 오해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라고. 김기덕씨가 그렇게까지 안좋은 말을 내뱉게된 것은 '먹고살기힘들어서'가 아닙니다. 단지 '왜. 내작품은 올바로 봐주지 않느냐'라는 점입니다. 아마도, 수많은 사람들의 머리속에는 아직도 '김기덕'하면 '얼굴이 찌푸려지는 이상한 영화를 만드는 사람'에 불과할것입니다. 가장 안좋은 것은 바로 그점입니다. 안그래도기이한 영화계구조덕에 몇사람 보지도 못하는데, 보지도 못한 사람들이 그에대한 편견을 가지고 계속해서 이야기하는것. 그게 가장 힘들었을것 같습니다.

사마리아때 김기덕감독은 베를린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하고, 그 기사로 한국인에게 자부심을 주고 난 후 인터뷰에서 이런말을 한적이 있습니다. '자신이 받은 상에 의해 자신에 대한 편견이 20%정도 걷혀지길 바란다' 라고. 그 큰 상을 받은 사람이 바란게 단지 저것 하나 입니다. 그런데 우리사회는 어떻습니까? 저런 소박함에도 맞춰주지 못할정도로 예술영화에 대한 인식은 빈약합니다. 제가 언젠가 사마리아 리뷰를 나름대로 쓰면서 마지막 말미에 이런말을 했습니다. '그의 영화는 외형에서 보이는 것만으로 단정 지을 수 없는 무언가가 있다. 그것을 조금 더 총체적으로 바라보아야 한다. 그가 여태껏 받은 평가에 의해, 그저 그렇게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그에겐 따뜻한 시선이 될 수 있다. 자. 이제 그를 조금 더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자.'라고. 제가 생각하기에 우리 사회가 김기덕을 바라보는 시선은 정상인이 장애인을 바라보는것과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제가 알고있는 어떤 동생이 이런말을 하더군요 '그런데 그 감독 이상한 영화 만드는 사람이잖아요'


다시 예술.

제가 생각했을때, 관객에게 있어서 예술영화와 오락영화의 차이는 '어떻게 텍스트를 읽어야하는가' 단지 이것 한가지 뿐입니다. 그 독해법의 차이에 불과한 것이지요. 다만 오락영화는 조금더 일반적인 방법으로 더 많은 사람들에게 맞춰져있는것이고, 예술영화는 조금 더 남들과 영화에대한 다른 지식을 가진사람들에게 맞춰져 있는것 뿐입니다. 궂이 정도를 따지자면 오락영화가 돈과 인력을 들일동안 예술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은 정신적,철학적 고뇌를 하게됩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현대에와선 그것들 사이에 차이점은 없습니다. 우리는 그런 것을 가지고 단지 다르다는 이유로 익숙하지 않은 것을 이상한 것으로 치부해버리고 있는것이지요. 한쪽에서 1000만명이 한영화를 보고 대중매체가 극찬을 하고 있을때. 한쪽에선 1000명이 영화를 보고 그 수백배에 달하는 사람들이 기묘한 눈으로 바라봅니다. 지나치게 비대칭적이라고 생각되지 않습니까?

개인적으로는 이번일이 그냥 '김기덕이 또 이상한 짓을 했다더라'가 아닌 더 큰 반향의 자극점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무척 어려운 바램이라는것 알고있지만요.


음.. 그러고보니 시간 개봉일이 8월 24일. 1주일은 하겠지? 토플시험 끝나고 다음날 첫타임에 가야겠구나.

....31일 아침 만약 상영하고있으면 . 가실분 손(뭐래)

ps. 아-_-; 다 써놓고 보니 무조건적 지지같은 글이 되어버렸네요. 물론 김기덕의 행동에도 문제가 있지만, 그저 바램을 적어보았습니다.
by 도모에 | 2006/08/15 02:33 | 영화와 생각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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