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는 매우 객관적인 시선으로 커트를 잡아낸다. 처음부터 끝까지 시종일관 그 시선만은 변함이 없다. 그가 풀숲을 헤매이던, 마약기운에 비틀거리던, 식사를 위해 음식물을 만들던, 기타를 잡고 노래를 하던, 어떠한경우에도 절대로 변함이 없다. 그러한 시선에서 나오는 자연스러움. 그것이 이 영화의 기반이다. 영화는 그에대해 평가하기를 거부한다. 하지만 그렇기때문에 모든것이 그대로 드러난다. 어쩌면 객관적시선이기때문에 더욱 부각되는 요소들이리라, 커트가 죽기직전 무엇을 원하고 있었던가. 그는 단하나. 자유로움에대한 열망으로 가득차있다. 자신을 둘러싼 모든것들. 지나가는 열차, 공연, 팬, 친구, 전화, tv방송. 이 모든것들은 그를 옭아매는 족쇄에 지나지 않는다. 아니 그이상으로 자신을 자꾸만 밀어붙이는 짐인것이다. 그는 마치 무언가에의해 짓눌린듯이 끊임없이 비틀거리며 돌아다니고, 종종 쓰러지기도 한다.
비선형적인 이야기는 보는이 즉 우리에게 혼란감을 주고, 이는 그대로 커트의 심정이 된다. 영화는 롱테이크가 상당히 많다. 롱테이크는 관객과 영화의 시간을 일치시켜 준다. 끝도없이 의미를 알 수 없는 말들을 중얼거리고 돌아다니는 커트. 반복되는, 하지만 시점은 다른 (명백히 커트와 그 외의 시선 으로 구분이 된다.) 매우 혼란스러운 편집으로 구성된다. 이 혼란스러움은 그대로 전이되어 관객에게 혼란감과 압박감으로 다가온다. 이 감각은 영화를 봄에있어서 매우 중요한 구성요소가 된다. 이 힘겨운 감각이 영화가 우리에게 말하는 최 중요점아니던가. 사실에대해선 알려진게 없지만, 거부 할 수 없는 진실. '커트는 힘겨워하고있었다'라는 단하나의 진실. 그것을 충실하게 재연하고, 관객에게 느끼게해주는것. 그게 바로 이 영화의 목적인 것이다.
내가 이 글속에서 블래이크를 커트라 칭해도 반론을 제기할 사람은 아마도 없을것이다. 영화에관한 지독한 결벽증이 아니라면. 그만큼 영화속의 주인공은 커트 코베인 그 자체로 느껴지고, 비록 '이것은 절대적으로 픽션입니다!'라고 외치더라도, 관객중 그렇게 바라볼 사람은 아무도 없을것이다. 그만큼 이 영화는 '우리가 느끼는 커트의 죽음'을 정확하게 집어내고 있다. 그가 아내에의해 타살의혹을 받았던, 스스로가 못이겨 자살을 했던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실제로 영화내에서도 그부분은 분명히 드러나지 않는다. 다만 중요한것은 그가 남겼던 편지. '서서히 소멸되는 것보다 순식간에 타오르는 것이 낫다'와 함께 우리가 그에대해 느끼는 감정. 그것이 중요할 뿐이다. 어쩌면 그를 죽인것은 시대이리라. 하지만 역시 그것도 중요하지 않다. 영화가 중요시하는것은 그의 마지막(Last)가 아닌 마지막 날들(Last days)인 것이다.
이 영화는 상당히 복잡한 구조에의해 드러나지 않지만, 시간적으로 영화는 단 하루만을 그려내고있다. 시간순서로 이루어진 영화 속에서 밤은 단 한번이 지나갈 뿐이다. 하지만, 시간적으로 단 하루일 뿐이지만, 그건 중요치 않다. 어차피 그의 마지막 나날들은 계속적으로 그러했을 테니까. 폐쇄적 공간과 시간속에서 매우 긴 나날들이었을지도 모르지만, 어차피 그러한 하루에 지나지 않는 그런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내고 있었을것이다. 영화는 그점을 단 하루의 시간으로 관객이 눈치채기 힘들게 정확하게 표현해낸다.
영화속 그의 비틀거림은 마지막 예수의 그것과 닮았다. 짐을지고 걸어간다. 모두의 기대, 꿈과 희망. 사실 그시절을 겪지 못한 내가 이렇게 말 할 수 있는진 모르지만, 적어도 지금의 커트는 분명 많은 부분에서 나 자신이 루저라 칭한 자들. 커트가 성공한 분야에서 성공하지 못하고 자신의 꿈으로 먹고 살아가는 이들. 그들의 숭배를 받고있다. 그 짐을 커트는 짊어지고 걸어간다. 걸음걸이 하나하나가 힘이겨워 견딜 수가 없고, 쓰러지기도한다. 결국 그는 존재 자체로 루저들의 예수가 되진 못한다. 그는 죽음으로서, 그렇게 우리앞에 완성된다. 그의 편지처럼 순식간에 타오른 빛으로 우리의 눈에 강한 흔적을 남긴 것이다. 하지만 그도 사람이 아니었던가. 대단한 존재였다고해서 묵인되선 안된다. 사실은 영화내의 그의 짐은 안타깝고 불쌍하기 그지없을 뿐이다. Fin

ps. 별점을 포기한지 꽤 되었지만 간만에 별점한방. 별 4.5개. 정말 좋은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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